봄이 변덕스럽게 온다.
더울 만큼 따뜻하다가, 찬바람에 개켜 두었던 옷가지를 그대로 두게도 하고,
어제는 봄비가 내리다 그쳤다를 반복한다.
방향 없는 회오리성 바람이 불어서 안양천에서 자전거 타기는 앞으로 나가기가 버거웠다.
따뜻한 날을 잡아서 쑥캐러 가야겠다고 벼르고 있는데
벌써 3월 말로 진입해간다.
여기저기에 연한 순들이 사랑스럽게 고개를 스민다.
삶의 레이스 같다는 생각을 했다.
좋을 때도 있고
그럭저럭 심드렁할 때도 있다.
아니 나쁠 때가 길기도 하다.
좋다/나쁘다의 상태가 아니라
적응과 변화의 여지가 살아있는
인생의 시스템이라는 거다.
찬바람 속 단비에도 봄은
오고야 말 것이다.
타이어에 구멍 났다고
차를 버리지 않듯이...
우리네 가정사에도 기다림을
세러피 하는 시간으로 여긴다면,
봄은 반드시 온다.